공든 탑이 무너지는 천국

나는 생전의 악행으로 지옥에 왔다.

염라는 부서진 돌탑을 내게 보여주며 말했다.

“네가 생전에 부순 탑이다.

온전히 쌓으면 그때 너를 천국으로 보내주마.”

주변에는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지옥에서 천국으로 가기 위해​

각자의 돌탑을 힘들게 쌓고 있었다.

그런데

왜 서로 도와가면서 쌓지 않을까.​

왜 힘들게 혼자서 쌓으려고만 할까.​

그래서

나는 그 사람들 속으로 힘껏 달려갔다.

그리고

나는

완성 직전에 돌탑들만 골라서 힘껏 부쉈다.​

완성 직전의 돌탑들만 골라서

다시 부숴 버렸다.

그렇게

자신의 무너진 돌탑 앞에서 사람들은 좌절했고

자기 돌탑이 무너지지 않은 사람들은

서로 곁눈질하면서

자기가 당한 게 아니라서 다행이라며 안도하였다.​

그렇듯

수많은 사람 수많은 사람들이​

또다시 힘겹게 돌탑을 쌓아간다.

또다시 혼자서 돌탑을 쌓아간다.

​그러나

남들의 고통은 나의 기쁨.

이제부터 여기는 나에겐 천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