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암골

2026

뱀사골과 배암골

뱀사골의 전국 지도: 산과 말이 그려낸 이전 편에서 나는 ‘뱅이사골’이라는 투박한 순우리말이 이무기 전설이라는 기이한 옷을 입고 ‘뱀사골’로 정착하기까지의 과정을 짚어보았다. 전설을 한 꺼풀 걷어내고 나니 문득 또 다른 의문이 꼬리를 물었다. 왜 이 뱀사골이라는 이름은 서울 한복판에는 없고, 유독 경상도와 전라도 같은 남부 지방의 품에만 옹기종기 모여 있는 걸까. 왜 산세가 험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강원도나 제주의 지도 위에서는 그 흔적조차 찾기 힘들까. 결국 지명이란 인간이 땅에 발을 붙이고 비벼대며 살아온 흔적이다. 서울처럼 한강을 낀 넓은 평야 지대에는 ‘물이 처음 솟구쳐 나오는 깊고 긴 골짜기(아시사골)’가 잉태될 지형적 바탕이 없다. 반면 영남과 호남은 백두대간과 지리산, 덕유산 등 해발 1,000미터가 넘는 거대한...

2026년 08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