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길
위태로운 순간이 오면 어김없이 10대 시절의 낡은 방어기제 뒤로 숨어버리는 우리들. 왜 우리는 위기 앞에서 늘 비효율적인 옛 방식을 고집할까. 사람은 위기 앞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보다 익숙한 길로 되돌아가곤 한다. 학교 시험에서 난생처음 등수 하락을 맞닥뜨렸을 때, 더 효율적인 공부법을 고민하기보다 굳이 잠을 줄여가며 밤을 새우던 학창 시절의 우리처럼 말이다. 대인관계에서 갈등을 겪을 때도 마찬가지다. 친구 사이에 오해가 생겼을 때 먼저 다가가 사과하는 대신 며칠 동안 입을 꾹 닫아 회피했던 아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위태로운 순간이 오면 어김없이 침묵의 방식을 고수하려 든다. 이는 내비게이션이 “경로를 재탐색합니다”라고 끊임없이 안내해도 익숙한 길만 고집하는 운전자와 같다. 더 멀고 교통 체증이 심하다는 걸 알면서도 원래...
2026년 07월 28일